중국 드론 쇼 산업의 현황 진단과 전망

2025-10-24, G25DR

1. 서론: 새로운 스카이라인을 그리는 기술

드론 라이트 쇼는 더 이상 단순한 엔터테인먼트가 아니다. 이는 수백, 수천 대의 무인항공기(UAV)가 정교한 군집 비행 기술을 통해 밤하늘을 캔버스 삼아 빛의 예술을 창조하는 첨단 미디어 아트다. 기술력, 예술성, 그리고 자본이 결합된 이 새로운 형태의 공연은 중국이 국가적 차원에서 추진하는 ‘저고도 경제(Low Altitude Economy)’ 전략의 가장 가시적인 상징이자, 세계를 향해 자국의 기술력을 과시하는 핵심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1 드론 쇼는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도시의 정체성을 표현하고, 브랜드를 광고하며, 대규모 이벤트를 기념하는 강력한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본 보고서는 중국 드론 쇼 산업의 현황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그 성장을 견인하는 기술적 동인, 정책적 환경, 그리고 비즈니스 모델을 심층적으로 탐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시장 생태계와 핵심 기업들의 동향을 살피고, 군집 비행 기술의 메커니즘과 미래 발전 방향을 분석한다. 또한, 중국 정부의 규제 환경과 산업 육성 정책을 검토하고, 관광 및 광고 등 다른 산업과의 연계를 통한 비즈니스 모델 확장 가능성을 진단한다. 최종적으로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중국 드론 쇼 산업의 미래 성장 가능성과 잠재적 리스크를 종합적으로 전망하고자 한다.

2. 중국 드론 쇼 산업의 현주소

2.1 시장 규모와 생태계: 세계를 압도하는 양적 성장

중국은 드론 쇼 산업의 성장에 필수적인 강력한 하드웨어 제조 기반을 갖추고 있다. 세계 민간용 드론 시장의 약 70% 이상을 장악하고 있으며, 특히 DJI(大疆创新)라는 단일 기업이 전 세계 시장의 7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기록하며 사실상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2 일부 자료에서는 중국 기업 전체의 점유율이 95%에 육박한다고 분석하기도 한다.4 이러한 압도적인 하드웨어 제조 능력은 드론 쇼에 사용되는 기체의 원가 경쟁력과 안정적인 공급을 보장하며, 산업 성장의 근본적인 토대가 된다.

이러한 산업의 중심에는 ’세계 드론의 수도’로 불리는 선전(Shenzhen)이 있다. 선전은 “난산구를 떠나지 않고도 드론 한 대를 완성할 수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완벽한 드론 산업 클러스터를 구축했다.5 DJI를 비롯한 주요 드론 제조업체와 수많은 부품 공급망이 밀집해 있어 기술 개발, 인력 수급, 정보 교류 측면에서 강력한 시너지를 창출한다.5 이러한 잘 갖춰진 생태계는 드론 쇼와 같은 새로운 응용 분야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비옥한 토양을 제공한다.

중국의 민간용 드론 시장은 과거 매년 50%에 달하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으며 7, 이러한 성장은 드론 쇼와 같은 새로운 서비스 시장의 확대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드론 쇼 시장은 2033년 약 5조 80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며, 현재의 기술력과 시장 지배력을 고려할 때 중국이 이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8

2.2 핵심 플레이어 분석: EHang과 HighGreat을 중심으로

중국 드론 쇼 시장은 몇몇 핵심 기업들이 기술 혁신과 시장 확대를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각기 다른 전략과 강점을 바탕으로 산업 생태계 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EHang(이항)은 단순한 드론 쇼 기업을 넘어, 유인 드론 택시를 포함한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분야의 세계적인 선두주자다.9 EHang의 드론 쇼 사업 부문인 ’Aerial Media Solutions’는 자사의 핵심 기술인 UAM의 안전성과 정밀한 군집 비행 제어 기술을 대중에게 효과적으로 선보이는 쇼케이스 역할을 한다.10 이들은 단 한 명의 조종사가 컴퓨터 한 대로 1,000대 이상의 드론을 제어할 수 있는 높은 비용 효율성과 운영 편의성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기술적 신뢰도를 시각적으로 증명하고 있다.10

반면, HighGreat(高巨创新)는 드론 쇼 분야에 특화된 전문 제조 및 공연 기업이다.11 2017년부터 드론 포메이션 공연을 시작하여 3D 입체 드론 포메이션, 불꽃 드론 쇼 등 혁신적인 공연 기술을 시장에 선보이며 기술 트렌드를 선도해왔다.11 현재 전 세계 300개 이상의 도시에서 8,000회가 넘는 공연을 성공적으로 수행했으며, 6만 대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드론 플릿(fleet)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대규모 공연을 여러 지역에서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압도적인 물량과 운영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의미한다.11

이 두 기업 외에, DJI는 직접적으로 드론 쇼 공연 사업을 주도하기보다는 생태계의 기반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산업 표준에 가까운 고성능 드론을 공급하며, 소비자용 드론과 기업용 드론 간의 부품(예: 배터리) 호환성을 높여 공급망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2 이는 드론 쇼 산업 전체의 비용 구조를 낮추고 기술적 안정성을 높이는 데 간접적으로 기여한다.

Table 1: 중국 주요 드론 쇼 기업 비교 분석

2.3 기술적 위상: 세계 기록을 통해 본 역량

중국은 드론 군집 비행 부문에서 지속적으로 세계 기록을 자체 경신하며 기술적 한계를 끊임없이 확장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동원되는 드론의 숫자를 늘리는 것을 넘어, 제어 기술의 안정성과 정밀도가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했음을 입증한다. 2021년 중국 기업이 세운 5,164대의 기록은 2024년 한국의 유비파이가 5,293대로 경신했으나 13, 중국은 곧바로 2025년 6월 충칭에서 11,787대를 동원한 드론 쇼를 선보이며 기록을 되찾아왔다.8 그리고 불과 몇 달 뒤인 2025년 10월, 후난성 류양시에서는 15,947대의 드론을 동시에 비행시키는 데 성공하며 다시 한번 세계를 놀라게 했다.16

이러한 기록 경신 경쟁은 단순한 기술 과시를 넘어선다. 이는 국가적 자부심을 고취하고, 대외적으로는 첨단 기술 분야에서의 리더십을 공고히 하려는 전략적 행보로 해석될 수 있다. 특히 중국의 기록 경신은 국경절이나 지역 문화 축제와 같은 대규모 행사와 연계되어, 기술력을 통해 국가적, 문화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기술 외교’의 성격을 띤다. 이는 특정 기업의 기술적 성과로 주로 홍보되는 타 국가의 사례와는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즉, 중국에게 드론 쇼 세계 기록은 자율 시스템 운용 능력에 대한 명백하고 시각적인 증거이자, ’저고도 경제’와 같은 미래 산업에 대한 국가적 비전을 대내외에 선포하는 강력한 수단인 셈이다.

특히 후난성 류양시에서 선보인 퍼포먼스는 양적 성장을 넘어 질적 고도화를 명확히 보여준다. 15,947대의 동시 비행뿐만 아니라, 그중 7,496대의 드론에 실제 폭죽을 탑재하여 공중에서 발사하는 복합적인 임무를 수행했다.16 폭죽 발사는 각 드론의 무게 중심을 순간적으로 변화시키고 예측 불가능한 반동을 발생시킨다. 이러한 변수들을 실시간으로 계산하고 수천 대의 기체 움직임을 안정적으로 보정하여 정교한 대형을 유지하는 것은, 단순한 위치 제어를 훨씬 뛰어넘는 최고 수준의 동적 제어 기술과 시스템 안정성을 요구한다. 이는 중국이 드론 군집 비행 기술의 복잡성과 난이도 측면에서도 세계를 선도하고 있음을 명백히 보여주는 사례다.

Table 2: 드론 군집 비행 세계 기록 변천사 (주요 사례)

3. 기술 동인과 핵심 원리

3.1 군집 비행 제어 기술의 메커니즘

대규모 드론 쇼의 화려함 뒤에는 고도로 정밀한 기술적 원리들이 숨어 있다. 현재 상용화된 대부분의 드론 쇼는 중앙 집중식 제어 시스템에 기반한다. 이는 한 대의 강력한 지상 통제 컴퓨터(Ground Control System, GCS)가 사전에 프로그래밍된 3차원 비행 경로, 시간대별 LED 색상 및 밝기, 움직임 시나리오 등 방대한 데이터를 수천 대의 각 드론에게 전송하고 통제하는 방식이다.16 GCS는 공연 전체를 지휘하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이러한 정교한 군집 비행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기술은 바로 정밀 위치 결정 기술이다. 일반적인 GPS가 수 미터(m)의 오차를 갖는 반면, 드론 쇼에는 수 센티미터(cm) 단위의 오차 범위를 갖는 실시간 이동 측위(Real-Time Kinematic, RTK) GPS 기술이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각 드론은 RTK-GPS를 통해 자신의 정확한 3차원 공간 좌표를 지속적으로 GCS에 보고하고, GCS는 이 정보를 바탕으로 드론 간의 상대적 위치를 계산하여 충돌을 방지하고 완벽한 대형을 유지하도록 명령을 보정한다.

안정적인 통신 기술 또한 군집 비행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GCS와 수많은 드론 간에 끊임없이 데이터가 오가야 하므로, 신호 간섭이나 지연은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21 현재는 주로 Wi-Fi나 특정 주파수 대역을 사용하는 RF(Radio Frequency) 통신 방식이 사용되지만, 수천 대 이상의 드론이 밀집된 환경에서는 데이터 병목 현상이 발생할 수 있어 고도화된 통신 프로토콜과 안테나 기술이 요구된다.22

3.2 5G와 AI의 융합: 차세대 드론 쇼의 서막

현재의 중앙 집중식 제어 방식은 안정적이지만, 사전에 정해진 각본에 따라 움직이는 경직성을 가진다. 그러나 5G 이동통신과 인공지능(AI) 기술의 융합은 이러한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이는 마치 meticulously 짜인 발레 안무가 실시간으로 관객과 소통하는 즉흥 재즈 공연으로 진화하는 것과 같다.

5G 기술의 초저지연(ultra-low latency)과 초연결(massive connectivity) 특성은 수만 대의 드론이 지연 시간 거의 없이 실시간으로 GCS와 양방향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23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1,218대의 드론 쇼가 성공적으로 펼쳐진 배경에도 5G 기술의 역할이 컸다.23 5G는 단순히 더 많은 드론을 제어하는 것을 넘어, 현장의 음악 비트나 관객의 함성 소리 같은 외부 데이터에 드론 군집이 실시간으로 반응하는 ’인터랙티브 드론 쇼’를 구현할 기술적 토대를 마련한다.25

여기에 AI 기술이 더해지면 드론은 단순한 명령 수신자를 넘어 자율적인 판단 주체로 거듭난다. AI 알고리즘은 각 드론 또는 드론 군집 전체에 탑재되어, 중앙의 세세한 통제 없이도 스스로 대형을 유지하고, 강풍이나 특정 드론의 고장과 같은 돌발 상황에 자율적으로 대처하는 능력을 부여한다.24 예를 들어, 한 드론이 고장으로 이탈하면 주변 드론들이 AI 판단을 통해 즉시 대형을 재구성하여 전체 그림의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다. 또한, AI 기반 영상 분석 기술은 드론이 촬영한 실시간 영상을 분석하여 특정 인물이나 사물을 추적하거나, 그 움직임에 맞춰 공연 패턴을 변경하는 등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새로운 차원의 퍼포먼스를 가능하게 할 것이다.27 이처럼 5G와 AI의 융합은 드론 쇼를 정적인 ’연출’의 영역에서 동적인 ’상호작용’의 영역으로 끌어올리는 핵심 동력이 될 것이다.

4. 산업 성장을 견인하는 정책 및 규제 환경

4.1 ‘저고도 경제(Low Altitude Economy)’ 전략과 정부의 육성 의지

중국 드론 쇼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은 기업들의 기술력만으로는 설명이 불가능하다. 그 배경에는 정부의 강력한 산업 육성 의지와 체계적인 정책 지원이 자리하고 있다. 2024년, 중국 정부는 ’저고도 경제’를 국가 신성장 동력으로 공식 천명하며 드론 산업 육성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드러냈다.1 ’저고도 경제’는 고도 1000 m 이하의 공역을 활용하여 드론을 이용한 물류, 관광, 응급 구조, 도심 항공 교통(UAM) 등 다양한 산업을 포괄하는 거대한 개념이다.1 이는 단순히 드론 산업을 키우는 것을 넘어, 하늘의 길을 새롭게 열어 경제 및 산업 구조 전반을 재편하려는 국가적 비전이다.

이러한 거대한 비전 속에서 드론 쇼는 매우 전략적인 가치를 지닌다. 화려하고 안전하게 펼쳐지는 대규모 드론 쇼는 ’저고도 경제’의 실현 가능성과 기술적 안정성을 대중에게 가장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홍보대사 역할을 수행한다. 수천 대의 비행체가 충돌 없이 정교한 움직임을 선보이는 모습은 저고도 비행체에 대한 대중의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관련 기술에 대한 사회적 수용성과 신뢰를 구축하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한다. 즉, 드론 쇼는 미래 산업의 청사진을 대중에게 각인시키는 가장 강력하고 매력적인 시각적 도구인 셈이다.

4.2 네거티브 규제와 제도적 지원 분석

중국 정부는 드론 산업의 빠른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선허용, 후보완’ 기조의 네거티브 규제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28 이는 법률이나 정책에서 명시적으로 금지한 사항을 제외하고는 모든 것을 원칙적으로 허용하는 방식으로, 기업들이 새로운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을 자유롭게 시도하고 혁신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28 이러한 유연한 규제 환경은 중국 드론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물론, 정부는 산업의 성장에 발맞춰 안전과 관리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신속하게 마련하고 있다. 2017년 도입된 《민간무인기 실명제 등록·관리 규정》은 최대이륙중량 2.5 kg 이상의 민간 드론에 대해 실명 등록을 의무화하여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고 안전 관리의 기틀을 다졌다.28 또한, 중국민용항공총국(CAAC)과 같은 규제 기관은 산업 발전을 저해하지 않는 선에서 체계적인 관리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CAAC는 EHang이 개발한 유인 드론 택시 ‘EH216-S’ 기종에 대해 세계 최초로 형식 인증(TC), 생산 인증(PC), 감항 인증(AC)에 이어 상업 운항 허가(OC)까지 발급하며 신기술의 상용화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했다.12 이는 새로운 기술이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길을 열어주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조치다.

Table 3: 중국 드론 산업 관련 주요 정책 및 규제

5. 비즈니스 모델 확장과 산업 연계

5.1 관광 및 지역 경제 활성화의 기폭제

드론 쇼는 전통적인 불꽃놀이를 대체하거나 보완하는 새로운 야간 관광 콘텐츠의 핵심으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소음과 환경오염 문제가 있는 불꽃놀이와 달리, 드론 쇼는 친환경적이며 표현의 제약이 적어 다양한 스토리텔링이 가능하다. 이는 지역의 랜드마크나 문화유산과 결합하여 독특하고 매력적인 관광 상품을 만드는 데 최적화되어 있다.

한국 전남 고흥군의 사례는 드론 쇼가 지역 경제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를 잘 보여준다. 고흥군은 녹동항과 소록대교의 아름다운 야경을 배경으로 매주 드론 쇼를 개최하여 이를 대표적인 야간 관광 상품으로 성공시켰다.29 그 결과, 관광객 유입이 크게 늘었을 뿐만 아니라, 녹동항 주변의 식음료 및 숙박업소 방문자 비율이 전년 대비 각각 5% 이상 증가하는 등 실질적인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를 거두었다.29 중국 역시 충칭의 ‘매력적인 충칭’ 드론 쇼 15, 국경절 기념 드론 쇼 30 등 대규모 공연을 통해 도시의 브랜드를 강화하고 문화 행사를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 이처럼 드론 쇼는 관광객에게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하고, 이는 곧 지역 상권의 매출 증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는 기폭제 역할을 한다.

5.2 광고 및 마케팅 플랫폼으로서의 진화

드론 쇼는 밤하늘 전체를 거대한 3차원 광고판으로 활용하는, 현존하는 가장 주목도 높은 광고 매체 중 하나다. 수백, 수천 개의 빛나는 점들이 모여 기업의 로고나 신제품의 형상을 하늘에 그려내는 모습은 전통적인 옥외 광고판과는 비교할 수 없는 압도적인 시각적 충격과 화제성을 만들어낸다.

특히 드론 쇼의 가치는 소셜미디어(SNS) 시대의 ’경험 경제’와 맞물려 극대화된다. 관람객들은 눈앞에 펼쳐지는 환상적인 광경을 단순히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스마트폰으로 촬영하여 자발적으로 SNS에 공유한다. 이 과정에서 엄청난 바이럴 마케팅 효과가 발생한다. 일본의 광고대행사 덴츠와 드론 쇼 재팬이 함께 시작한 ‘Soar’ 프로젝트는 이러한 특성을 비즈니스 모델로 체계화한 좋은 사례다.31 이 프로젝트는 드론 쇼 자체를 판매하는 것을 넘어, 드론 쇼를 통해 생성되는 SNS 버즈와 사용자 생성 콘텐츠를 활용한 통합 디지털 마케팅 패키지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드론으로 공중에 거대한 QR 코드를 띄워 관람객들이 현장에서 즉시 상품 구매 페이지로 접속하게 하거나, 특정 해시태그를 사용한 SNS 포스팅을 유도하는 캠페인을 동시에 진행하는 식이다.31

이러한 접근법은 드론 쇼를 단순한 1회성 이벤트가 아닌, 훨씬 더 큰 규모의 통합 디지털 마케팅 캠페인을 촉발하는 ’촉매제’로 재정의한다. 기업은 드론 쇼에 투자한 비용을 현장 광고 효과뿐만 아니라, 그 이후에 발생하는 막대한 디지털 광고 가치와 데이터 수집을 통해 회수하고 그 이상의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이 ’경험 경제 승수 효과’야말로 드론 쇼가 미래의 핵심 마케팅 플랫폼으로 주목받는 이유다.

6. 미래 전망과 당면 과제

6.1 시장 성장 전망과 기술 발전 방향

중국 드론 쇼 산업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관광, 광고, 대규모 국제 행사, 기업 프로모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드론 쇼에 대한 수요는 계속해서 증가할 것이다. 특히 중국 정부가 국가적 과제로 추진하는 ‘저고도 경제’ 육성 정책은 산업 성장을 뒷받침하는 가장 강력한 동력이 될 것이다.1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투자는 기술 개발과 인프라 구축을 가속화하여 시장 확대를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술적으로도 드론 쇼는 더욱 고도화된 형태로 발전할 것이다. AI 기반의 자율 군집 비행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중앙 통제의 의존도를 낮추고 더욱 유연하고 지능적인 공연이 가능해질 것이다. 5G 통신 기술의 보편화는 실시간 인터랙티브 쇼의 대중화를 이끌 것이며, 드론과 불꽃, 레이저, 프로젝션 맵핑 등 다른 미디어 아트와의 융합을 통해 표현의 영역은 무한히 확장될 것이다. 또한, 실내 공간에서의 정밀한 군집 비행을 통한 실내 드론 쇼 32나, 드론 배송, 시설 점검 등 다른 산업용 드론 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서비스 모델이 등장할 가능성도 크다.33

6.2 안전 문제와 규제 강화 가능성

산업의 밝은 전망 이면에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존재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안전 문제다. 수천 대의 드론이 인구 밀집 지역 상공을 비행하는 것은 잠재적인 사고 위험을 내포한다. 통신 신호 상실, GPS 신호 교란, 기체 오작동, 예상치 못한 기상 변화 등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드론이 추락할 수 있으며, 이는 심각한 인명 및 재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21 단 한 번의 대형 사고만으로도 산업 전체에 대한 대중의 신뢰가 무너지고, 강력한 규제가 도입될 수 있다.

따라서 철저한 안전 관리 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이다. 여기에는 비행 금지 구역 설정, 비상 상황 발생 시의 대응 계획(contingency plan) 수립, 기체에 대한 엄격한 안전 기준 적용, 조종 인력에 대한 전문적인 교육 및 자격 제도 등이 포함되어야 한다.35 현재 중국의 네거티브 규제 기조는 산업의 빠른 성장을 이끌었지만, 만약 대형 안전사고가 발생할 경우, 정부가 국민 안전을 이유로 급격하게 규제를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산업 성장에 가장 큰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므로, 업계 스스로 선제적인 안전 표준을 확립하고 준수하려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6.3 글로벌 경쟁과 지정학적 리스크

중국 드론 산업의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은 필연적으로 지정학적 갈등을 야기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DJI, Autel 등 중국산 드론이 수집하는 영상 데이터가 중국 정부로 유출될 수 있다는 안보상의 이유를 들어 강력한 견제 정책을 펴고 있다.37 미국의 국방수권법(NDAA)은 연방 정부 기관의 중국산 드론 조달을 금지하고 있으며, 민간 시장에 대한 규제도 점차 강화하는 추세다.39

이러한 갈등의 본질은 기술의 우열이 아닌 ’신뢰의 결여’에 있다. 서방 시장에서는 중국산 드론이 아무리 성능이 뛰어나고 가격이 저렴하더라도, 데이터 보안과 잠재적인 국가 안보 위협에 대한 우려 때문에 구매를 꺼릴 수 있다. 이는 드론 쇼 산업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주요 국가 기반 시설이나 대규모 인파가 모인 곳 상공에서 ‘신뢰할 수 없는’ 국가의 드론을 비행시키는 것에 대한 심리적, 제도적 장벽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신뢰 격차’는 글로벌 드론 쇼 시장을 미국 및 동맹국 중심의 시장과 중국 중심의 시장으로 양분할 가능성을 내포한다.40 중국 기업들은 자국과 영향권 내의 시장에서는 지배력을 유지하겠지만, 서방 시장 진출에는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역설적으로 이는 한국을 포함한 비(非)중국계 드론 쇼 기업들에게는 새로운 기회 요인이 될 수 있다. 기술력과 함께 ’신뢰성’과 ’보안’을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운다면, 중국산 제품의 대안을 찾는 시장을 공략할 수 있을 것이다.

7. 결론: 종합 평가 및 전략적 제언

7.1 종합 평가

중국 드론 쇼 산업은 강력한 제조업 기반, 정부의 전폭적인 정책 지원, 그리고 치열한 내수 시장 경쟁을 통해 축적된 압도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했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 우위를 넘어, ’저고도 경제’라는 국가적 비전의 선봉에 서서 미래 산업의 가능성을 현실로 증명해 보이는 전략 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양적 성장과 질적 고도화를 동시에 달성하며 밤하늘이라는 새로운 미디어 플랫폼을 창조하고, 이를 통해 관광, 광고, 도시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7.2 전략적 제언

이러한 리더십을 유지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 다음과 같은 전략적 방향을 제언한다.

첫째, 기술 리더십의 지속적 유지가 필요하다. 현재의 규모와 정밀도를 넘어, 5G와 AI, 자율비행 기술을 적극적으로 접목하여 단순한 ’보여주기’식 공연을 ’상호작용’과 ’지능화’가 결합된 차세대 퍼포먼스로 진화시켜야 한다. 기술 패러다임 전환을 선도함으로써 후발 주자와의 격차를 계속해서 벌려 나가야 한다.

둘째, 글로벌 안전 표준을 선도해야 한다. 잠재적인 안전사고 리스크와 서방 시장의 ‘신뢰 격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현재보다 더욱 엄격한 국제 안전 표준을 수립하고 투명한 인증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안전’과 ’신뢰’를 기술력만큼이나 중요한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워, 중국산 드론 쇼 시스템이 세계 어디에서든 믿고 사용할 수 있는 솔루션이라는 인식을 확산시켜야 한다.

셋째, 유연한 글로벌 파트너십을 강화해야 한다. 지정학적 리스크를 극복하고 글로벌 시장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직접 수출 방식만을 고집하기보다는 현지 기업과의 합작 법인 설립, 기술 라이선싱, 현지 데이터 서버 운영 등 다양한 형태의 파트너십을 통해 유연한 현지화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 이를 통해 각국의 규제 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데이터 보안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며 신뢰 기반의 시장 확대를 도모해야 한다.

8. 참고 자료

1. [2025년 6월호] 드론산업의 미래를 보여준 중국의 2025 제9회 World …, http://dronejournal.net/contents/?bmode=view&idx=165338216
2. 중국 DJI 세계 민간 드론시장 70% 장악 비결 - 테크42, https://www.tech42.co.kr/%EC%A4%91%EA%B5%AD-dji-%EC%84%B8%EA%B3%84-%EB%AF%BC%EA%B0%84-%EB%93%9C%EB%A1%A0%EC%8B%9C%EC%9E%A5-70-%EC%9E%A5%EC%95%85-%EB%B9%84%EA%B2%B0/
3. [기획-차세대 먹거리 K-드론산업 현주소 ②] ‘미-중 패권경쟁’ 기회로 글로벌 틈새 시장 ‘정조준’, http://www.newsian.co.kr/news/articleView.html?idxno=77206
4. 中 드론 시장 95% 장악…韓 성장 둔화 의문 - e4ds news, https://www.e4ds.com/sub_view.asp?ch=11&t=0&idx=18944
5. 중국 드론 산업, WUAVF 양금재(Yang Jin Cai) 회장에게 듣다, https://www.kdrm.kr/news/articleView.html?idxno=499485
6. 중국 정부 날개 달고 ‘훨훨’ 나는 중국 드론 - 보안뉴스, https://www.boannews.com/media/news_print.asp?idx=74065
7. 비행하는 중국의 드론 산업 | 국내연구자료 | KDI 경제교육·정보센터, https://eiec.kdi.re.kr/policy/domesticView.do?ac=0000140229
8. 1만 대 드론으로 펼쳐진 중국의 빌딩 숲 - 조선일보, https://www.chosun.com/kid/kid_economy/2025/07/03/SEWMKAWSCBBJJDEB2WKN2NB2BE/
9. 중국이 승인한 드론 택시, 이항 홀딩스 (EH) 실적 및 주가 - 네이버 프리미엄콘텐츠, https://contents.premium.naver.com/globalstocks/globalinvestor/contents/250527121007670sg
10. EHang | Autonomous Aerial Vehicle (AAV) Innovator for Urban Air …, https://www.ehang.com/
11. Drone Company-Manufacturer-Factory-Drone Light Show Company …, https://en.hg-fly.com/
12. 중국 ’드론 택시’에 상업운항 허가… 저고도 경제 새 장 여나 - 세계일보, https://www.segye.com/newsView/20250331517937
13. 드론 5천293대가 동시에…국내 드론기업, 군집 비행 기네스 달성 - 연합뉴스, https://www.yna.co.kr/view/AKR20240501068000003
14. [포토뉴스]세계 최대 5293대 드론 군집비행 기네스 기록 달성 성공 - 불교방송, https://news.bbsi.co.kr/news/articleView.html?idxno=3154490
15. 중국 밤하늘 장식한 ‘11787대’ 드론 쇼…기네스 신기록 [잇슈 SNS] / KBS 2025.06.20., https://www.youtube.com/watch?v=PTmHs88ozAk
16. m.etnews.com, https://m.etnews.com/20251020000340?obj=Tzo4OiJzdGRDbGFzcyI6Mjp7czo3OiJyZWZlcmVyIjtOO3M6NzoiZm9yd2FyZCI7czoxMzoid2ViIHRvIG1vYmlsZSI7fQ%3D%3D
17. 1만5947대 드론 환상적 군무…中, 동시 비행 세계 신기록 - 동아일보, https://www.donga.com/news/amp/all/20251023/132618396/1
18. China breaks another world record with drones, this time with 15,947 flying simultaneously. - YouTube, https://www.youtube.com/shorts/S4BRpEpEiW4
19. 중국 1만1787대 ‘드론쇼’ - 문화일보, https://www.munhwa.com/article/11513214
20. 군집 비행 시스템 및 PX4 소개 [문성태 한국기술교육대학교] - YouTube, https://www.youtube.com/watch?v=FDfLEqRkzL0
21. 드론 안전 사고 현황과 제도 개선 방안: 사고 사례 분석 및 예방 정책 제언 - Goover, https://seo.goover.ai/report/202505/go-public-report-ko-3307a7e2-9f61-4082-b524-6b3da190aca4-0-0.html
22. 드론도 뭉치면 강해진다…군 작전에도 쓰이는 군집드론의 힘 - 중앙일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3250677
23. 5G, AI, VR 기술 펼쳐진 평창올림픽 - 헬로디디, https://www.hellodd.com/news/articleView.html?idxno=64121
24. AI 드론, SW플랫폼과 5G를 만나다 - 한국전자통신연구원, https://www.etri.re.kr/webzine/20200327/sub04.html
25. 5G·AI 등 첨단기술로 띄운 ‘미래 드론’ 부산에 다 모였다 - 국제신문,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0200&key=20190125.22016010230
26. 드론쇼 10주년..“AI 결합..똑똑해진 드론” (2025.02.26/뉴스데스크/부산MBC) - YouTube, https://www.youtube.com/watch?v=Aqb6FA4do0c
27. “5G·AI 기반 드론 관제 솔루션 공개”… SKT, ‘2021 드론 쇼 코리아’ 참가 - 청년일보, https://youthdaily.co.kr/news/article.html?no=69751
28. 중국 드론 산업정책과 법 - CSF 중국전문가포럼, https://www.emerics.org:446/issueInfoView.es?article_id=44318&mid=a20200000000&board_id=4&search_option=&search_keyword=&search_year=&search_month=¤tPage=3&pageCnt=10
29. ‘10억→150억 경제효과’ 관광상품…고흥 밤하늘 수놓은 ‘역대급 드론쇼’, https://www.news1.kr/local/gwangju-jeonnam/5375867
30. 한 번에 1만 대 동원 중국 드론쇼 / SBS / #D리포트 - YouTube, https://www.youtube.com/watch?v=beoI1MwO37U
31. LED드론으로 저공 경제 활성화, Drone Show Japan과 덴츠, 새 프로젝트 ’Soar’시작, https://fkdb.or.kr/71/?bmode=view&idx=143656752
32. 2024 드론쇼코리아, https://www.droneshowkorea.com/file/DroneShowKorea2024_Directorybook.pdf
33. 중국 및 세계의 전력산업 드론활용 및 각 업체들의 현황, https://fkdb.or.kr/71/?bmode=view&idx=159232821
34. “드론, 1톤 화물도 거뜬”‥성큼 앞서간 중국 ‘저고도 경제’ (2025.03.17/뉴스데스크/MBC) - YouTube, https://www.youtube.com/watch?v=eLGmUer3RQM
35. 드론은 대규모 야외 행사에서 안전을 제공할까요, 아니면 위험을 초래할까요? - Sentrycs, https://sentrycs.com/ko/the-counter-drone-blog/flying-over-stadiums-mass-gatherings-and-large-events/
36. 공연·행사장 안전사고 예방 및 행동요령 - YouTube, https://www.youtube.com/watch?v=taDKuiKJaxA
37. 경제안보 - 외교부, https://www.mofa.go.kr/www/brd/m_26799/down.do?brd_id=100863&seq=369122&data_tp=A&file_seq=1
38. “안방 75% 장악한 中드론 위험서 미국민 보호”…美, 규제 검토 - 중앙일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04915
39. 트럼프, 중국산 드론 추가규제 행정명령 서명 예정 - 한국경제,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505317667Y
40. 美·유럽 드론산업 지원에…관련기업 주가 껑충 - 한국경제,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5100236391
41. 미국 드론 산업 동향 - 해외경제정보드림 - KOTRA 무역투자24, https://dream.kotra.or.kr/kotranews/cms/news/actionKotraBoardDetail.do?SITE_NO=3&MENU_ID=180&CONTENTS_NO=1&bbsSn=243&pNttSn=207375